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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Pair

해해

 

 

Theme Music

 

 


해해

Theme                                            

 

 

 


관계

안식처가 되는 유일무이한 친구

 

의협/송가Anthem 빛은 그곳으로 들어온다 태양 아래 바다
소해찬, So Haechan
물결이 출렁이기에 바다는 찬란하리/海澯
이해윤
Lee Haeyoon, 李해윤
19세┃180cm┃형사┃Profile 19세┃156cm┃기자Profile

 

 


서사

 

 첫 만남은 중학생 때로, 해윤이 해찬을 괴롭히던 무리에게 식판을 엎은 일로 시작한다. 유치하고 서투른 사춘기를 겪던 시절인 탓인지 첫인상은 썩 좋지 못했다. 그래봐야 일 이등을 다투는 고만고만한 성적을 비교하거나, 어떻게든 조별 과제에서 공을 세우려 하거나. 한창 예민할 시기에 되도 않는 자존심을 내세우며 싸운 날도 여럿 있었다.

 과장 조금 보태어 서로 최악에 가까운 첫인상을 남겼으나, 지금은 각별한 친구 사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제아무리 해윤이 그런 타이틀에 질색한다 한들 부정할 수 없음도 사실이다. 서로의 존재로 하여금 넓은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으니까. 해윤에게 해찬은 말 그대로 하나뿐인 친구이며 해찬에게도 힘든 시기를 함께 한 첫 친구라 말할 만하다. 의미 없는 삶에서 야금야금 도망치다 우연히 만나, 여전히 사회적 지위나 이미지에 신경 쓸 필요 없는 소탈한 사이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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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 서술

 

  해찬 ➜ 해윤 해윤 ➜ 해찬
공개 원래 제일 좋은 친구는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친구라고 하지 않아? 외곬에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던 어린 시절에 사귀었던 첫 친구로, 사춘기 시절이었던 바람에 첫만남 자체가 좋지 않았던 것에 비해 지금은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다. -물론 상대방은 기함하며 부인한다고 한들 분명히 그렇게 생각한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함께 극복해가고 싶은 단짝. 물론 힘든 일은 어느쪽이든 겪지 않는 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서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인생이 생각한 대로만 굴러가지는 않는다. 대충 말하자면 해윤에게 있어 해찬은 그런 존재였다는 거다. 완벽했던 인생에 남은 오점이자 변수, 굴러들어온 돌……. 뭐, 말은 그렇게 하지만 유일한 친구라고 말할 정도의 사이는 된다. 각별해서 유일하다기보다는 정말로 하나뿐인 친구니까. 사실 각별한 사이라고 부르기엔 좀 징그러우니까… 아무튼, 첫만남과 첫인상은 좀 구렸어도 중학교 때 처음 만나 지금까지 어울리고 있다. 해찬과 저를 묶어 특별한 취급을 하면 질색하는 건 진심이긴 하나 적당히 긴장풀고 대할 수 있는 상대임에는 분명하다.
비공개 본인이 살아가는 목표, 치부, 음산한 성격까지. 서로에 대한 걸 그럭저럭 알고 있는 사람. 길게 이어져온 피곤한 여정에서 그나마 위안이 될 법한 건 오래된 우정 정도일까. 사람들이 재수사를 반대하고 보육원 선생님조차 말렸을 때 유일하게 지지해준 사람이 있었기에 상처 많은 진실을 캐낼 수 있었다. 부담되는 부탁에 기꺼이 협조하고 함께 수사를 이어와 준 친구에게 감사하고 있다. 하지만 태연한 척 하지만, 이 좋은 친구조차도 지금은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많은 걸 감수하고 본인의 이기심에 함께해준 해윤에게 지금은 어떤 사람도 믿기 힘들다고, 과연 말할 수 있는가. 시작은 그래, 정말 구렸다. 해윤이 시시한 정의에 취해 괴롭힘당하던 해찬을 도운 뒤로 틈만 나면 싸우고 견제하기 일수였으나 미운정도 정이라는 거겠지. 결국 해찬은 제 인생의 전환점을 제시해주었다. 따지고보면 기자가 되겠다는 마음은 해찬에게서 비롯된 거니까. 각자 지친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마당에 서로에게 바라는 것도, 요구하는 것도 크게는 없지만 도울 수 있는 게 있고 도움받을 수 있는 게 있다면 마다하지는 않는다. 다들 파헤치기를 꺼리던 사건 수사에 고민없이 응한 것도 그 탓이다. 기자로서의 소명, 그리고 본인의 신념을 다 떠나 친구로서의 믿음. 그게 해찬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았는지는 알 수 없더라도.

 

 


백업

커미션 로그 ORPG
심연의 자원봉사 신드롬 (1104)

 

 

✖Chapter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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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정의 사이의 길에 대하여 About the Road between the Definition and the Justice

 

 진행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밤입니다.

벌써 많은 일들을 거쳐 이곳까지 버텨 온 우리들은 특별한 일 없이도 지칠 대로 지쳐 있습니다.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하루라도 더 있다면 좋으련만, 오늘도 어김없이 거슬리는 대화 소리가 들려옵니다.

세 명 분의 목소리군요. 그 중 둘은 명과 암이 확실합니다만… 나머지 한 사람은 누구죠? 잘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격양된 목소리는 아니네요.

무슨 일인지 알기 위해서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보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명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암 

저희는 모르는 얘기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진행계 

두 마디 만으로 제대로 된 상황을 파악하기는 부족하기 짝이 없으나 제법 진중한 분위기입니다.

우리들이 와 있다는 사실 역시 아직 눈치채지 못한 모양입니다.

명과 암의 말 뒤로, 차분하지만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고요한 내부에 잔잔하게 울립니다.

 

 이해윤 

저도 다 알고 왔다고 분명히 말씀드렸을 텐데요. 말 돌리지 마시고, 제게 확답만 주세요.

이 자리에서 이 게임을 주도한 게 누구인지 알려주시면 입 싹 닫고 있겠다고 약속드리죠.

뭐, 아니라면 그냥 닥치는 대로 뿌리고 다녀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요.

 

 명 

아하, 우리랑 거래를 하겠다는 거야? 대담한걸.

그런데 그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암 

그도 그럴 게 당신은 정의 빼면 아무것도 아닌 인생을 살아오지 않으셨습니까.

 

 명 

이건 친구가 말하는 ‘정의’랑은 맞지 않는 일이잖아!

 

 이해윤 

지금 그게 중요한가요? 저도 제 목숨 소중한 줄은 안단 말이죠.

정의고 뭐고, 그런 게 소용있지도 않잖아요? 이제는.

 

 암 

그렇다면 저희 쪽에서도 조건을 하나 걸겠습니다.

단 한 분이라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즉시 처분하는 것으로 하지요.

 

 이해윤 

알았어요, 그때는 저를 구워 드시든 삶아 드시든 상관없어요. 그럴 일도 없겠지만요.

 

 명 

이야, 재미있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언제나 정의를 추구하겠다던 네가 이런 말을 하다니.

 

 진행계 

명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그제서야 명과 암이 우리 쪽을 돌아봅니다.

 

 암 

시시하지만 이번 거래는 이렇게 끝날 것 같군요.

 

 명 

이렇게나 많은 친구들이 들어 버렸으니 말이야!

 

 진행계 

잠깐의 정적이 흐릅니다.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것은 해윤뿐인 모양이죠.

우리를 발견하고서도 담담한 낯으로 잠시 침묵을 지키던 해윤은 이내 비죽이며 입을 엽니다.

 

 이해윤 

언제부터 계셨어요? 기척이라도 좀 내주시지.

이래서야 제가 이것들한테 농락당한 꼴이라서 기분 나쁘잖아요.

 

 암 

이미 끝난 일, 말을 덧붙여봐야 소용 없습니다.

 

 명 

그래, 그래! 이제 약속한 대로 처분하는 수밖에 없겠네.

 

 이해윤 

거참… 좀 기다려보세요. 뭐가 그렇게 급하세요?

시간 맞춰 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라도 하자고요. 잘 오셨어요.

 

 진행계 

해윤이 명과 암에게 짧게 타박을 하더니, 생뚱맞은 소리를 합니다.

잘 왔다니요? 방금, 분명히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나요? 대가는 즉결 처분이라는 약속도 함께요.

우리가 무슨 반응이든 간에 개의치 않는 듯, 그가 빠르게 말을 잇습니다.

 

 이해윤 

짧게 할게요. 다 들으신 거죠? ‘이 게임을 주도한 이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요. 

솔직히 그냥 떠본 건데, 이렇게 쉽게 물어주시다니. 저로서는 감사하기야 하지만요.

제가 진짜 알 리가 없잖아요? 그냥 하나의 가설이었을 뿐이에요. 증명되었으니 이젠 참이네요.

아무튼, 이 안에 있다는 거예요. 저희를 불러 모아 이런 더러운 일을 시킨 이가요.

 

 명 

이런, 이런…… 정신 차려, 친구! 여기서마저 그런 영웅 놀이에 빠져 있는 거야?

 

 암 

이곳에 와서 다 포기하신 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이해윤 

웃기는 소리 마세요. 눈치 게임을 조금 오래 했을 뿐이지, 이게 제 사명이에요.

진실을 캐내어 거짓 없는 사실만을 세상에 밝히는 것. 

 

완벽한 진실은 못 되었지만요. 당신들을 믿는 건 아니지만… 어차피 저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 머리라도 모아봐야죠.

거래고, 뭐고… 원래 진실이라는 걸 증명하면 모두에게 알려드릴 내용이었으니 처음부터 개소리였어요.

제가 할 말은 이게 끝이네요. 처분은 피해갈 수 없을 테니 더 첨언하지 않을게요.

 

 명 

안내인을 속여 멋대로 재능까지 공개해버리다니, 이거 죄가 가볍지 않은걸.

 

 암 

자,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하니 빠르게 처분하도록 하지요.

 

 진행계 

안내인들이 못마땅한 기색으로 손가락을 튕기고, 이내 익숙한 창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창이 빠르게 허공을 가르고 해윤의 몸을 관통하려는 순간……

탕!

긴박하게 헐떡이는 호흡, 그 간극을 날카롭게 찢어내는 총성이 울려퍼집니다.

총이라니, …누구에게나 위협이 될 수 있는 총기의 소지자. 대체 누가?

탄환에 허리가 꺾여 방향을 잃은 채 바닥에 꽂힌 창.

그리고 총소리의 근원을 쫓아 시선을 움직이면 거기엔,

권총을 겨누고 있는 소해찬이 보입니다.

 

 소해찬 

……미안. 총은 꺼낼 생각이 없었는데.

열받은 건 알겠다만 그쪽도 그만해두지 않겠어? 페어플레이 하자고, 우리.

 

 명 

친구, 이건 또 무슨 짓이야? 총을 겨누고 있는 건 안내인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도 되는걸까?

 

 암 

내리십시오. 시설 안내인의 지시는 절대적이다, 모르진 않으실 텐데요.

 

 소해찬 

아니, 아니. 위협을 하고 있는 건 너희 쪽이고, 나는 그걸 막고 있는거지. 이런 상황, 몹시 달갑지 않아.

 

 명 

계속 막아보기라도 하겠다는 소리인가! 친구, 허세는 좋지만 정말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암 

당신은 지금 총을 들고 있는 것도 버거워보입니다. 당장도 손이 심각하게 떨리고 있지 않습니까. 총기에 트라우마가 있으니까.

 

 소해찬 

그렇게 걱정되면 그만둬주는 편이 좋대도. 이렇게 대치할 필요 없잖아?

 

 명 

……페어플레이라고 했었나, 친구? 

방금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럼 이렇게 할까!

 

 진행계 

달칵, 한순간에 긴장을 팽팽하게 만들 소리가 들립니다. 창을 장전하는 경찰음.

바짝 곤두선 긴장감 속에서도 명의 제안은 명확합니다.

 

 명 

앞으로 딱 여섯 번, 그걸 친구가 막아내면 이기는 거야.

 

 암 

하지만 당장 당신부터가 버틸 수 있겠습니까? 당신에게는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 

당연히 제안을 받아들일 필요도, 이유도 없어! 친구가 그럴 이유는 없잖아? 지금이라도 비키면 되는 거고!

 

 소해찬 

 

 암 

흐음… 그렇습니까.

 

 진행계 

그 순간, 시간이 멎은 듯 동작이 없던 창이

해윤을 향해 돌진합니다.

 그리고 한 발의 총성.

 

 암 

당신이 왜 저희를 방해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당신은 그 일 때문에 타인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의탁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당신에게 무슨 이익이 있다고.

 

 명 

나는 되려 지금 친구가 이 상황을 전부 방관하기만 한다고 해도 납득할 수 있거든!

 

 암 

일생의 의무감 때문입니까? 당신이 그런 강박증을 가지고 있긴 했죠.

 

 명 

하지만 다 무슨 의미야? 그렇게 부단히 살아봐야 결국 친구한테 남은 게 뭐가 있었다고!

 

 암 

이미 당신은 치졸한 배신감과 탈력감에 지쳐있지 않습니까.

 

 소해찬 

 

 명 

 

 암 

 

 명 

친구, 알잖아. 친구가 지키려고 노력해온 사회는 친구를 진작 버렸다는 거.

 

 암 

앞으로도 모두가 당신을 외면하고 배반할 겁니다.

굳이 다른 근거를 찾을 필요도 없죠. 당장, 당신의 상태를 보십시오.

총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해 엉망이지 않습니까.

 

 명 

친구의 몸에 새겨진 그 트라우마가 증거잖아? 친

구를 살해하고 사건을 완전히 은닉하려던 선배한테 저항하다가 생긴 사고 때문에 그렇게 된 거지?

 

 소해찬 

 

 암 

범인을 구속하는 것에 성공했지만 교통사고로 죽은 가족도, 화재로 질식사한 가족들도 살아 돌아오진 못했습니다.

남은 건 본인의 오랜 친구마저도 믿지 못하게 된 강한 인간불신 뿐이었죠.

 

 명 

저 친구도 믿지 못하면서 뭘 그렇게 애쓰는거야? 충고할게, 친구. 이쯤에서 그만둬. 지금 이러는 건 하나도 의미없는―

 

 소해찬 

 

 

 명 

고리타분한 설득이야, 친구가 의미없는 짓을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이지. 아, 아니면 설마.

 

 소해찬 

계속 궁금했거든. 왜 우리를 그렇게나 악질적인 태도로 죽이려고 드는지. 근데 잘 모르겠더라고.

 

 명 

이상하네, 이상해! 친구 정도의 위치라면 모를 리 없을텐데?

 

 암 

특별하다는 건 진즉 처분해야 마땅할 대상에 불과하다는 것 말입니다.

 

 소해찬 

내 말은,

 

 진행계 

달칵.

 

 소해찬 

 

 

 

 

 

 

이봐, 다른 사람을 믿어서는 아니야. 그렇다고 마냥 의무감 같은 것도 아니다.

무력하든 욕을 먹든, 아무래도 좋아.

생에 연연치 않거나 차라리 죽음을 바라는 사람이라고 해도 죽어가도록 내버려두고 싶진 않아.

 

 

 진행계 

 

 소해찬 

…… .

 

 명 

 

 진행계 

허공을 꿰뚫어 달려드는 창은 한 뼘의 적막마저 인내해주지 않습니다.

 

 암 

 

 명 

자, 그럼!

 

 명&암 

이걸로 끝이야, 친구! / 이게 끝입니다.

 

 소해찬 

이, 바보같은……!

 

 진행계 

 

 진행계 

 

 

 

 소해찬 

 

 

 명 

……친구가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네! 약속은 약속이니 어쩔 수 없나.

 

 암 

여기까지 하죠. 이번 일은 당신이 이긴 것 같으니 의무실로 데려가겠습니다.

 

 소해찬 

됐어, 너희는 필요없어.

 

 

 

 

 

 진행계 

소해찬의 몸이 완전히 기울고 차가운 바닥에 쓰러집니다.

왼쪽 가슴 부위를 뻑뻑히 관통한 창과 출혈, 동공은 닫힌 채 눈꺼풀에 미동이 없습니다.

 다만, 아직도 경련이 남아 가늘게 떨고 있는 건 땀범벅이 된, 흉터 투성이의 손.

 엷은 호흡만이 간신히 붙어있습니다.

 

 명 

결국 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버렸네! 고작 그런 약속 때문에 두 사람 다 즉결 처분할 수 없다니, 몹시 유감이야.

 

 암 

부디 당신들이 이곳에 있는 목적을 제외하고는 가만히 계셔주시길 바랍니다.

 

 진행계 

명과 암은 고개를 젓더니 막 어질러져 하나도 정리되지 않은 이 자리를 떠납니다.

상태를 보아하니 한시 빨리 조치를 위해 의무실로 데려가야겠군요.

우리는 삶에 있어서, 혹은 그 맞은편 희끄무레한 피안에서조차 수많은 정의를 맞닥뜨립니다.

정의가 확립되지 않은 세상에서, 정의를 일목요연 열거하는 사회에서 태어나,

정의를 수용하고, 그로 하여금 타인으로부터 정의되며,

때로는 정립된 정의를 부인하기도 하며 제각기의 정의를 향해 부단히 나아갑니다.

정의를 정의내린 사회에서 우리는 불현듯 괴리감을 알아채기도 합니다.

사회는, 그리고 생명은 아직 미숙하기에 여전히 자리 찾지 못한 정의는 많고,

그 속에는 그릇된 채 자리하여 그리 믿어지는 정의 역시 섞여있기 마련입니다.

정의되어진 길, 그리고 부인되어진 길.

지금 우리는 그 여로를 눈앞에 두고 하나의 길목에 다다라있덥니다.

자, 이 정체에 멎어 숨이 다하기 전 또 한 번 밤중에 잠겨 생각하고, 결정합시다.

어줍잖은 숨의 끝자락만 절벽 바위 틈새로 간신히 매달린 그 손으로 겨우 존재하여 이 소슬한 밤,

당신은 무엇을 정의내릴 것인가.

 

 


* 1월 7일: 소해찬 생일

* 2월 13일: 이해윤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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